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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흥원 ] [기고] 두 개의 고향을 가진 아이들 다문화가족의 명절과 이중언어 환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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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경영관리부 | 작성일 | 2026-10-19 | 조회수 |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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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고향을 가진 아이들 다문화가족의 명절과 이중언어 환경 추석은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정을 나누는 시간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가족의 모습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하다. 한 가족 안에서도 서로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고,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경험한 구성원이 함께 살아간다. 다문화가구원은 2018년 100만 명에서 2024년 124만 명으로 증가했고, 미성년 다문화가족 자녀 역시 같은 기간 24만 명에서 32만 명으로 늘었다. 이제 다문화가족은 우리 사회의 특별하거나 낯선 가족이 아니라 이웃과 학교, 지역사회에서 자연스럽게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가족의 한 모습이다.
다문화가족에게 추석은 조금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송편을 빚고 가족과 식사를 하며 한국의 명절문화를 경험하는 동시에, 부모가 자라온 나라의 명절과 음식, 가족문화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낯선 음식이나 의례, 가족 내 역할이 적응해야 할 문화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한쪽의 문화에 일방적으로 맞추기보다 서로의 문화를 소개하고 존중한다면 명절은 두 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문화가 한 가족 안에서 새로운 가족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특히 두 개의 고향을 가진 아이들에게 이러한 경험은 더욱 의미가 있다. 아이들은 한국의 명절을 보내면서 한국 사회와 가족의 문화를 배우는 동시에 부모가 태어나고 성장한 나라의 언어와 문화도 접하게 된다. “우리 엄마의 고향에서는 명절에 어떤 음식을 먹을까”, “아빠가 어릴 때는 명절을 어떻게 보냈을까”와 같은 이야기는 부모의 삶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두 문화가 자연스럽게 존중받는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에게 두 개의 고향은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고민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를 더욱 넓혀주는 배경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언어’이다. 이중언어는 단순히 두 가지 말을 할 수 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통로이기도 하다. 자녀가 부모의 모국어를 이해하면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와 친척들과도 더욱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부모가 어린 시절 경험했던 이야기와 감정을 그 언어로 나누면서 부모의 문화적 배경 역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두 언어를 사용하는 경험은 아이가 자신의 뿌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나는 누구인가’를 알아가는 과정에도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물론 가정에서 두 언어를 함께 사용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아이가 학교와 일상에서 대부분 한국어를 사용하다 보면 부모 나라의 언어를 사용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 부모가 한국어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는 자녀와의 깊은 대화나 학습 지원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중언어를 가족의 노력이나 의지만으로 유지해야 하는 과제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아이의 성장 단계와 가정환경에 맞게 두 언어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뒷받침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은 전국 가족센터를 지원하며 이러한 가족의 언어와 문화, 관계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뒷받침하고 있다. 가족센터에서는 다문화가족 자녀의 언어발달 상태를 살피고 필요한 언어교육과 부모 상담을 제공하는 한편, 18세 이하 자녀를 둔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이중언어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이중언어 교육은 단순히 외국어 하나를 더 배우게 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자녀가 자신이 가진 언어적 강점을 키우고 부모와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하며, 두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넓혀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의미가 있다.
우리 사회의 시선도 함께 달라져야 한다. 다문화가족 자녀가 사용하는 부모 나라의 언어를 한국어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언어로 바라보거나,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적응해야 할 차이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두 언어를 이해하고 두 문화를 경험하며 성장한다는 것은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자신의 부모와 고향, 언어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자랑스럽게 받아들이려면 가정뿐 아니라 학교와 지역사회에서도 그 다양성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아야 한다. 이번 추석에는 명절이 가진 의미를 조금 더 넓게 바라보기를 바란다. 어떤 가족에게 추석은 고향으로 향하는 시간이지만, 두 개의 고향을 가진 가족에게는 서로 다른 고향의 이야기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은 앞으로도 다문화가족을 비롯한 모든 가족이 서로의 언어와 문화, 삶의 방식을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가족정책 서비스 전달체계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두 개의 언어와 두 개의 문화가 아이들에게 부담이 아니라 자긍심이 되고, 서로 다른 고향을 가진 가족들이 그 다름을 풍요로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박구연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이사장 [기고] 두 개의 고향을 가진 아이들 다문화가족의 명절과 이중언어 환경 | 서울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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